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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로 보는 생명과학] 식품 특허의 특징 – 비건 트렌드, 대체육 시장에서 특허로 포지셔닝 잡기

특허의 관점에서 보면, 식품과 관련한 특허는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식당이나 프랜차이즈 식품점의 광고에서 접하는 ‘특허’ 내용을 보면 식품의 제조방법 또는 식품(첨가물)의 조성과 관련한 것을 특허로 출원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특허들은 청구범위 안에 기술의 구성요소가 많고, 그 구성요소의 함량 등이 수치로 한정되어 있다. 이런 경우 청구항에 나열된 기술요소 중 하나를 피하거나, 제한된 수치범위를 벗어나면 특허 침해를 피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권리범위가 좁고 회피하기가 쉽다. 그래서 특허의 관점에서 힘이 약한 특허기술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또 다른 관점에서 식품과 관련한 특허는 시장에서 소위 대세로 활동하기 어렵게 보인다. 인간이 오래전부터 취해오던 음식의 재료와 그것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식품이라는 것이 특별하게 과거에 없던 새로운 것이 기술적으로 탄생하기 어려우며, 타인의 것과 구별되어 독점적으로 시장을 넓게 잠식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품산업은 외형적으로 기술보다는 대기업의 신뢰성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기반으로 소비자와 소통을 해 가는 것 같다. 

그런데 근래에 여러 이슈로 식품 영역에서 특허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보게 된다. 즉석밥을 포함한 간편식의 가공을 위한 특별한 가공법이라던지, 굳지 않는 떡 기술은 음식문화를 바꾸는데 크게 기여한 기술로 보인다. 식품에 적용될 특별한 ‘기술’ 이랄게 없어 보였는데, 대규모로 소비를 이끌어내고 이를 법적 권리로 독점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방점이 될만한 것이 대체육 관련 기술이라는 생각이다. 대체육은 단백질 등 전통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을 지닌 원료를 바탕으로 구현한 식품으로, 배양육, 식물성 고기, 식용곤충 등이 포함된다. 환경이슈와 비건 문화로 식품기술의 이슈 중 최대 관심거리가 된 대체육은 관련 기술이 식품 시장에서 대세를 이끌고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의 배경이 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익숙하게 취해온 식품의 한 카테고리가 큰 변화에 직면하였으니, 이미 형성된 잠재시장은 크고 여기에 작동할 기술의 힘이 얼마나 크게 작동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최근 회자되는 어떤 스타트업은 대체육 기술로 큰 투자를 받아내기도 했다. 

대체육은 종류에 따라 기존 육류와 비교하여 환경·윤리·건강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가격·소비자 선호 등에서 단점이 있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식물성 고기는 가격, 환경, 윤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실제 고기에 비해 식감이나 풍미 등이 부족해서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육고기가 아닌 소재들을 가지고 육고기와 같은 맛, 향, 식감을 내고, 영양과 건강 측면을 고려하고, 가격 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체육 기술 연구는 생각보다 이른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1970년 미국에서 The Procter & Gamble Company에 의해 [Meat analog]라는 명칭의 특허로 출원되었던 것이 특허에서 시작으로 보인다. 그 후 2000년대 전까지 적은 수의 특허기술이지만 꾸준한 연구가 있었고, 비교적 근래에 폭발적으로 관련 특허출원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주)비투윈파트너스에서 대체육과 관련하여 특허 동향 분석을 한 자료의 그래프

대체육과 관련된 특허기술을 다수 가지고 있는 주요 출원인들을 분석해 보면, 오랜 기간 동안 대체육 관련 특허기술을 개발해 온 네슬레 같은 대기업도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 관련연구를 집중적으로 하는  Impossible Foods, Jiangnan University, Beyond Meat, Northeast Agricultural University, Cargill, Fuji Oil, ㈜에이치엔노바텍과 같은 기업이 다수를 차지한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대체육 산업에 집중한 기업들이 특허동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주)비투윈파트너스에서 대체육과 관련하여 특허 동향 분석을 한 자료의 그래프

새로운 시장의 기회에서 영향력이 강한 기술을 독점하는 것은 매우 이상적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연구되어 온 기술 영역에서 강한 특허를 갖는 것은 많은 연구와 전략이 필요한 일이다. 누구든 대동소이하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식품산업과 같은 영역에서는 강한 특허를 만들어 권리를 독점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 

특허전략 측면에서 가장 훌륭한 특허는 핵심소재에 관한 물질특허를 갖는 것 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조금 우회적으로 제품의 제조 또는 유통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만 하는 병목 단계의 기술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시장 영향력을 높이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게 된다. 시장 지배를 위해서 최종제품의 핵심기술에 권리확보가 되지 않더라도, 병목특허를 갖음으로써 시장 점유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볼 수 있다.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체육 산업에서 게임체인저가 될만한 기술로 보는 부분은 레그헤모글로빈(Leghemoglobin)과 메틸셀룰로오스(Methyl Cellulose)와 같이 동물성 고기의 풍미, 식감, 향에 관여하는 첨가물 기술이다. 대체육 소비 트렌드 조사내용에 보면, 대체육 취식 경험자 중 대체육에 대해 불만족했던 이유로 일반 육류에 비해 부족한 맛이 47.5%로 가장 높았다. 이러한 트렌드를 고려할 때, 콩 또는 버섯 등 식물성 소재를 주 성분으로 하는 대체육에서 육류에서 취할 수 있는 기호성을 재현시키는데 도움을 줄 소재를 개발하고 이에 대해 특허권을 확보한다면, 대체육 시장 전반을 좌우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2020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식육가공품,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0)

현재 레그헤모글로빈과 메틸셀룰로오즈 모두 대체육 제조와 관련해서는 독점성이 없는 자유기술로, 다수의 대체육 제품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대체육의 기호성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떠오르는 대체육 산업에서 시장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대체육 제품에 필수적으로 첨가될 물질에 대한 권리를 갖는 대체육 대표기업의 모습을 직업병적인 상상으로 그려본다.

기사 출처 :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51554&SOURC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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